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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여행 4일차 - 낙타와 사막과 함께
    여행기/2013 India 2014. 3. 17.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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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출 보기

      아침 6시 20분에 일어났다. 우리가 일찍 일어난 이유는 자이살메르성에서 일출을 바라보기 위해서였다. 어제 자기 전에 아이폰으로 일출시각을 알아 두었고 생각보다 조금 늦게 일어났기에 부랴부랴 씻고 호텔 밖으로 나왔다. 6시 40분. 아직은 주변이 어두웠고 약간은 쌀쌀했다. 올라가는 길에 소가 길을 막고 있어서 난감하기도 했다. 어제 낮에 보았던 시장 골목의 모습은 온데 간데없고 할렘가 같이 조용하고 소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어제 올라가던 길을 알았기에 쉽게 성까지 올라갈 수 있었고 자이살메르 성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성 가운데에 큰 광장이 있었는데 우리는 'Sunrise view point'라고 적혀있는 이정표를 따라 해를 볼 수 있는 곳을 찾아 다녔다. 그런데 생각보다 찾기가 어려웠다. 일출지점이 아닌 일몰 지점 쪽으로 도착하여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 성 안에 살고 있는 인도인들에게 물어서 알려주는 방향 쪽으로 갔다. 소 똥을 피해 긴장하면서 찾아 갔다. 해가 곧 뜰 것 같았고 우리는 시간에 맞춰서 해가 막 뜨기 시작할 때 뷰포인트에 도착했다. 우리가 왔을 때 외국인 여행자들은 성벽 끝에 앉아서 조용히 일출을 보고 있었고 우리도 함께 앉아서 조용히 해가 뜨는 모습을 보았다. 살면서 그렇게 멋진 일출은 본 적이 없었다. 자이살메르 주변이 전부 평지였고 언덕인 자이살메르 성에서 일출을 바라 보았을 때, 지평선과 함께 멀리서는 도시의 건물 사이로 안개 낀 모습이 햇빛에 비쳐져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오토릭샤의 클락션 소리가 시작되었고 이것이 인도의 아침의 모습이구나 했다. 한 참을 앉아서 멍을 때리고 보았다. 

      일출을 보고 돌아가면서 광장엔 아이들이 학교를 가려고 오토릭샤를 타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통학버스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 같았다. 여러 집의 아이들이 릭샤 한대에 블럭처럼 빽빽하게 끼워 들어갔다. 어떤 아이는 뒤늦게 아버지가 스쿠터를 타고 릭샤 앞까지 데리러 왔다.

      그렇게 미소를 머금고 입구쪽으로 나오니 소 떼들이 햇빛을 받으며 게슴츠레한 눈빛으로 서 있었고 외국인 여행객들이 자이살메르 성으로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역시나 우린 길치였나보다. 기분좋게 해를 보고 호텔로 돌아가는데 이번에도 길을 헤메서 엄한 곳으로 나왔다. 중간에 잡화점에서 사과음료를 하나 사고 길을 다시 물었다. 한 참을 되돌아 가야 했다. 아침 9시가 넘었다. 주변을 돌아보니 이제서야 가게문을 열기 시작했고 인도인들은 거리에 모여 짜이 한 잔으로 아침을 시작하고 있었다. 남매가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해 주길래 사진을 찍어 주었다. 인도 아이들은 어쩜 그렇게 사진을 좋아하는지 찍어주는 사람도 기분이 좋아진다. 왔다가 갔다를 두 어번 하다가 겨우 길을 찾아서 호텔로 돌아올 수 있었다. 호텔에 돌아와서 밀린 빨래를 했고 가지식당에서 아침을 먹었다. 인도라면을 먹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낙타사파리 출발 시간이 오후3시 이므로 시간이 남아서 우리는 좀 자기로 했다. 그때 난 잠을 아주 잠깐 자고 깨서 올라가서 다른 일행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현중이는 2시 반 쯤에 깨웠다.


    #사막까지 지프를 타다

      자이살메르 역에서 만났던 분들과 다 함께 가기로 했다. 그 때 그 인원 그대로이다. 대개 낙타사파리를 가면 하루를 묵지 않기 때문에 다들 체크아웃을 했고 나와 현중이는 어질러 놓은 것들이 많아 귀찮아서 체크아웃을 하지 않았다. 가지가 참 착한 면이 있는데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맡기고 낙타사파리를 갔다와도 뭐라 하지 않았다. 돈을 더 바라고 호텔을 운영했으면 낙타사파리를 가도 방을 못 빼게 할 수도 있었으니 말이다. 뭐 아무튼 우리는 어느정도 안면이 있었고 우리 방은 체크아웃을 하지 않았기에 좀 더 안전하게 체크아웃을 한 사람들의 짐을 우리 방에 맡겨 놓았다. 나와 현중이는 짐을 챙기고 방문을 잠근 후에 키를 호텔에 맡기고 나왔다.

      사막까지 가려면 지프를 타고 가야 한다고 한다. 우리는 큰 지프 한 대에 꽉 차게 탔고 오후 3시가 되어 우리를 태운 차량은 먼지를 날리며 출발하였다. 가는 길에 상점에 들러서 물도 한 병 샀다. 가면서 서로 이야기를 했다. 대학생 남자 일행 두명은 나보다 어린 동생들이었고 둘이 친척 형동생 사이라고 했다. 여자 일행 두 분은 직장인이었는데 일을 그만 두고 온 것이었고, 형님과 누님 두 분은 사진 작가인 듯 했다. 어마어마하게 큰 DSLR카메라와 렌즈를 들고 다니셨기 때문. 누님 두 분은 지프 뒷자석에 앉아 뒤를 보며 사진을 찍으셨는데 거기에 있던 내 가방의 택을 보시고는 내 이름을 불러 주셨다.

      mp3를 듣기도 하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가는 길에 양떼를 치는 인도인이 아스팔트 도로를 양들과 함께 횡단하기도 했고 옆 차선에서 우리와 같은 방향으로 가는 차량의 인도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하였다. 그렇게 30분 정도를 달렸을까. 차는 멈추었고 우리는 멀리서 여러마리의 낙타들이 앉아 있는 모습을 보았다. 

      얌전히 낙타들이 앉아있는 모습이 귀여웠다. 각자 낙타를 골라 탔고 나도 한 마리를 골라 탔다. 가방을 올리고 올라 타자, 낙타몰이꾼이 낙타를 일으켜 세웠다.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낙타 다리가 길다. 그래서 탁타가 일어날 때 나도 많이 놀랐다. 그렇게 사파리는 시작되었는데 나랑은 잘 맞지 않았는지 엉덩이가 매우 아팠다. 가는 길에 물을 길러 마을로 들어가는 여인들도 보았다. 사막 한 가운데 마을이라니..나무들도 신기했다. 꼭 이발소 바가지 머리 잘라 놓은 것처럼 보였다. 처음엔 사막은 아니었고 황무지였는데 조금씩 사막모래로 바뀌더니 사막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여기는 선인장 대신에 두꺼운 활엽수가 있었는데 이 가지를 땄을 때 나오는 흰 액체가 눈에 들어가면 실명이 된단다. 실제로 작년에 일본 여행객이 실명했다고 하는데 나는 그것을 가지를 따고 알았다. 다행히 눈을 만지지는 않았고 듣자마자 버리고 손을 닦았다.

      일렬로 가는 낙타들의 모습이 한 폭의 화보 같았다. 낙타 몰이꾼들은 낙타를 세워서 우리를 찍어 주기도 하였다. 인도는 한국보다 더웠지만 습기가 없어서 햇빛을 가리기만 하면 시원하기 때문에 너무 좋았다. 낙타몰이꾼 중에 한 명은 아주 어린 아이였다. 10대 초반 쯤으로 보였는데 어릴 때부터 직업이 정해져 버린 것에 안타깝기도 하였다. 내가 낙타에 반한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귀다. 털이 보송보송해서 만지면 참 부드러울 것 같이 보였다. 한 번 만져볼까 했는데 타고 있을 때 만지면 나를 던져버릴 것 같아서 캠핑하는 장소에 와서야 한 번 만져보게 되었다.


    #사막위에서 만든 인연

      캠핑장소에 도착하고 우리는 짐을 풀었다. 이런 모래 감촉들 너무 좋았다. 바닥엔 쇠똥구리들이 아주 많았다. 그리고 낙타 똥들도 많았다..낙타 방귀 냄새 맡아본 적 있는가..정말 구리다. 구린 풀냄새가 난다. 아무튼 우리 일행들은 짐을 풀자마자 사막 한 가운데로 뛰어들었다. 사막 위에서 다 같이 사진도 찍고 서로 찍어주기도 했다. 어린 낙타몰이꾼이 우리 있는 곳 까지 와서 짜이를 배달 해 주었다. 사막 위에서 일몰을 보는 느낌은 또 달랐다. 자고 일어나면 해뜨는 것도 봐야겠다 생각했다. 

      사막에서 열심히 사진 찍고 놀고 있는 동안 낙타몰이 꾼들은 우리를 위해 저녁을 만들고 있었다. 커리와 짜파티를 만드는데 우리 일행들도 같이 짜파티를 만들기도 했다. 밥을 먹은 곳은 우리가 잘 곳 위에서 먹었는데 사막에서의 밤은 아주 추우므로 천으로 만든 테이블 위에서 침낭을 깔고 잔다. 우리는 그 테이블 위에 앉아서 도란도란 이야기도 하고 물도 나누어 주면서 먹었다. 커리가 나름 맛있었다. 그리고 나서 조금 쉬다가 낙타들 사진도 찍어 주었는데 이 때 꽤나 멋진 사진들을 남겼다.

      조금 쉬고 나서 장작불에 불을 지펴서 캠프파이어를 하였다. 우리는 여기서 탄두리 치킨을 먹기로 하고 돈을 좀 더 냈다.(1인당 총 1,100루피) 내 기억으론 탄두리 치킨인 줄 알았는데 그냥 통닭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긴 하다. 아무튼 불도 지펴졌겠다. 치킨과 감자가 구워지는 동안 각자 자기 소개를 하면서 친목을 다졌다. 형님이셨던 준표형님은 도예를 잠시 하시다가 지금은 사진 작가를 하시면서 전라도 광주에서 카페를 하고 계시고, 은해누님도 사진작가를 하시면서 준표형님과 같이 카페를 하신다. 도영누님도 사진 작가를 하신다. 그리고 여자 여행자였던 두 분은 알고보니 나보다 누나였다. 한두살 위였고 무직이다. 왠만하면 다들 직장을 그만 두고 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일반적인 여행자의 모습이었다. 하란누나는 초딩같이 생겨서 어릴줄 알았고 옆에 있던 유림이누나는 언니라고 따르니까 더 어릴 줄 알았는데 제대로 낚였다. 그리고 대학생 형제 둘은 말 그대로 대학생이고 친척 형동생끼리 여행을 왔단다. 이 중에 형인 민규는 전공과는 다르게 시를 좋아했고 시를 쓰기도 했다고 해서 즉석 시를 요청했는데 불발이 되었다. 동생인 계병이는 싱가폴에서 유학을 하고 있고 군대 가기 전에 인도여행을 온 것이었다. 여행을 오지 않았으면 정말 전혀 몰랐을 법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니 그것 또한 색다른 매력이 아닐까 싶었다. 치킨을 먹으면서 개들이 붙어 옆에 앉아 먹을 것을 주길 기다리고 있었는데 개 두마리가 서로의 먹이영역을 가지고 으르렁 대기도 해서 나름 즐겁게 지켜보기도 했다. 킹피셔 맥주와 함께한 통닭은 아주 꿀맛이었다.

      우리가 얘기할 동안 낙타몰이꾼들은 피곤한지 다들 먼저 누워 잤고 한참이 지나서야 우리도 자리를 마무리 하고 잠자리에 들기로 했다. 생각보다 추워서 자기 전에 침낭에 여행 전에 가져온 핫팩 두개를 터 뜨리고 잤다. 근데 너무 뜨거웠는지 중간에 더워서 깼는데 온 몸에 땀 투성이었다. 밤 하늘의 별이 아주 초롱초롱했지만 얼굴이 차가워져서 인도에서 산 스카프를 얼굴에 덮었다. 그렇게 또 하루를 마무리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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